깨어있는 모든 순간에 천사들의 움직임을 알 수 있었기에, 바솔로뮤는 믿음을 가질 필요가 없었다.
그가 그것들을 설명하려 할 때면 우리는 그를 비웃고는 했다. 바로 우리가 신의 종이었음에도 말이다. 그리고 시간이 좀 지나자 바솔로뮤는 설명하기를 포기하고 속으로만 간직하기로 했다.
그로부터 몇 년이 지나 땅이 바다로 가라앉기 시작하자, 나는 그를 찾으려고 했다. 그의 환영이 내 신앙심을 되찾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라면서. 그는 성직자를 필요로 하는 외딴 마을로 이주했다. 사람들은 내게 가지 말라고 했다. 길은 비에 쓸려 나갔고, 곧 골짜기 전체가 물에 잠길 거라면서.
하지만 이 경고에는 숨겨진 의미가 있었다. 바솔로뮤의 무언가가 그 사람들을 불편하게 했다. 그에게 가까이 가지 말라, 그들은 그렇게 말하는 것 같았다. 그런 사람에게는 뭔가 잘못된 게 있다고.
우리는 신을 믿는 사람들을 존중하지만, 신을 보았다는 사람은 미치광이로 여긴다. 사실, 신을 보았다는 사람들 대부분은 미치광이였다. 그래서 신앙을 가진 사람들조차도, 신을 실재하는 것이 아닌 추상적인 개념이나 느낌, 혹은 먼 미래에 우리가 도달할 유토피아로 여기면서 살아간다. 우리 삶 속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신에게 말을 건다고 생각해보라. 텅 빈 하늘에 빌면서 모든 사건을 무언가의 응답이나 상징으로 절박하게 여기며 기도하는 게 아니라, 그를 실제로 마주 본다고 생각해보라. 신이 당신 머릿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것에 깃든 게 아니라, 바로 당신 앞에 분리된 실체로 나타나 당신과 한 방에 있다고 상상해보라.
그는 아주 오래되었다. 그는 수 억 명의 사람들을 죽였고 그보다 훨씬 많은 수의 동물들을 죽였다. 그는 산불과 지진, 폭풍을 일으켰고 이제 세계를 물 속에 가라앉히고 있다. 그는 생명을 창조했다. 그는 죽음을 창조했다. 그는 모든 것을 창조했으나, 이런 식으로 만들기를 택했다. 고통과 비참함과 초월과 희망으로 가득한 세계.
그런 존재에게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그리고 그 존재가 당신에게 말을 한다면, 과연 그걸 이해할 수나 있을까? 아니면 그저 흘깃 바라본 것만으로도 당신의 정신을 무너뜨릴까?
바솔로뮤는 평화를 찾아 도시를 떠났다. 천사들은 전언들로 그를 괴롭혔고, 바솔로뮤는 강과 숲 사이 어딘가에서 천사들의 목소리가 새들의 노랫소리에 어우러지기를 소망했다. 나는 제이콥에게서 빌린 다 망가져가는 낡은 자동차를 타고 골짜기로 향했지만, 마음을 가라앉혀줄 만한 풍경은 끊임없이 내리는 비에 사라져버리고 없었다. 고요히 흐르던 강은 세찬 급류로 바뀌었고, 내가 만난 사람들은 반대 방향을 향하고 있었다.
내가 바솔로뮤에 대해 물으면 그들은 똑같이 대답했다. 그가 저지른 짓을 모르십니까? 몇몇 사람들은 그가 저지른 범죄에 분노해서 그가 죽기를 바랐고, 다른 사람들은 동정심을 보이면서 그가 잡히기만을 바랐다. 하지만 바솔로뮤를 찾을 수는 없었다. 그는 빗속을 헤매며 울고 신을 향해 부르짖고 있을 것이었다.
돌아갈 생각도 해봤다. 차는 도로의 물살을 힘겹게 헤치고 있었고, 나는 죽을 생각이 없었다. 그렇지만 누군가 바솔로뮤의 교회에 대해 말해준 무언가가 나를 계속 나아가게 했다. 어쩌면 바솔로뮤가 어째서 그런 짓을 저질렀는지 내가 그 답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것 같다. 내가 알던 바솔로뮤는 연민이 강한 사람이었다. 세상이 종종 그를 형편 없이 대할 때조차도.
우리가 종종 그랬을 때도.
내가 기억하는 바솔로뮤는 특출난 재능을 가진 화가였다. 그의 그림은 아주 강렬했고, 그 금빛 색채와 날개 달린 형상의 행렬은 동방 정교회의 이콘을 떠올리게 했다. 어쩌면 우리 중 누구도 그의 말을 듣지 않았기에 그 그림들이 바솔로뮤의 마음 속에 범람하는 천상의 전언들을 표출하는 유일한 창구였을지도 모르겠다.
바솔로뮤의 교회에 발을 들였을 때, 나는 그제서야 그의 엄청난 재능과 광기의 깊이를 깨달았다. 벽에서부터 천장까지, 교회의 내부 전체가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아름다움과 공포를 담은 하나의 선명한 그림이었다.
새카맣고 뒤틀린 형상들에 얽힌 금색과 붉은색의 풍부한 색채로써, 그는 신성한 환영의 모든 힘을 포착했다. 그걸 보자 나는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었다. 다른 반응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그리고 나는 글자들을 보았다.
작고 섬세한 글씨들이 형상들을 따라 공간 속에 물결치며 이어졌고, 천장을 향해 상승하고 있었다. 어디가 시작 지점인지 알아내는 건 불가능했기에, 나는 한 지점을 골라 읽기 시작했다.
그것은 다음과 같았다.
악마는 심판 받을 수 없다. 악마는 태초부터 존재했으며, 천사들만큼이나 신의 뜻을 잘 이해한다. 악마들은 모든 공포에서 아름다움을 찾아낸다. 악마의 환영에는 죄가 없다. 그것은 신의 끔찍한 위엄을 계시하는 것이며, 이는 신께서 의도하신 바이다. 신께서는 천사들의 날개를 만들 때 그랬듯이 악마들의 뿔을 섬세하게 만드셨으며, 그리하여 지상에서 악마들이 신의 목적을 이루게 하셨다.
악마는 증오스러운 존재가 아니다. 아름다움을 섬기는 그들의 본성을 따라 행하기 때문이다. 악마는 어리석음 속에서 현명하며, 방종 속에서 순수하다. 악마는 고통을 가져오지만 고통받지 않는다. 독수리가 비둘기의 살점을 찢을 때, 그것은 신성한 왕국의 영광을 보여준다.
악마는 부서지지 않으니 동정의 대상이 아니다. 악마는 천사들의 부서지는 왕국에 있는 그 어느 것보다도 완전하다. 악마는 사악하나, 행하는 악이 행하지 않는 선보다 낫다.
나는 대홍수가 시작되고 나서 악마와 수많은 대화를 나누었고, 그는 내게 지옥의 수많은 지혜를 전수해 주었다. 그 대가는 끔찍했으나, 악마는 후회하지 않는다. 그것이 신의 뜻을 행하기에.
천사들은 항상 하던 일을 한다. 그들은 영원의 종이다. 평생을 바쳐 천사들을 이해하고자 했으나, 결국 그들의 말은 무의미했다. 그들은 무척이나 아름답고, 상상 이상으로 강력하지만, 세계가 죽도록 내버려둘 것이다.
악마는 에너지의 산물이다. 그들은 먹고, 파괴하며, 변화한다. 악마는 변화를 이해하기에, 천사들이 볼 수 없는 진리를 볼 수 있다. 악마는 세계를 구할 방법을 알고 있고 내게 그 방법을 말해주었다.
그러나 나는 그저 한 사람의 인간에 불과하다. 나는 천사들의 노랫소리에 귀가 멀었고 악마의 지혜가 나를 불태우고 있다. 나는 완전하고 자유로워지기를, 이 끝없는 환영이 내게 지운 짐에서 벗어나 내 영혼이 깃털보다 가벼워지기를 바란다. 나는 진리의 무게를 감당할 수 없고 매일 신께 나를 풀어줄 것을 간청한다. 어째서 내가 선택받았는가?
거기서 나는 읽기를 멈추었다. 폭풍이 창문 하나를 깨뜨렸고 나는 최대한 빨리 그 곳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글자들은 끝없이 이어졌다. 또 뭐라고 쓰여 있었을까? 바솔로뮤가 진실을 말할 수 있었을까? 그가 세계를 구할 방법을 알고 있었을까? 다른 상황이었다면 어처구니 없어 보였겠지만, 그 교회에서 그 놀라운 그림에 둘러싸였을 때는, 나는 그를 거의 믿을 수 있었다.
그게 아니라면 그건 바솔로뮤가 저지른 범죄에 대한 변명일지도 몰랐다. 그 자신을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로 만들기 위해서. 그것도 아니라면 훨씬 더 간단한 설명은 그가 미쳤고 그 모든 것엔 아무 의미도 없다는 것이다.
도대체 어느 신이 그렇게 끔찍한 일을 저지르고 다닌 미친 사람에게 구원의 길을 보여준다는 말인가? 그건 질 나쁘고 잔인한 농담 같았다. 하지만 아마도 답은 있었다. 자기 아들의 죽음을 요구하는 부류의 신.
어떤 것도 말이 되지 않았고, 만일 말이 되었다면 그 진실은 감당하기엔 너무 괴로웠다. 바솔로뮤가 해방되기를 원한 걸 이해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그가 창조한 것의 아름다움, 그 금빛 이미지들에 담긴 초월성을... 어떻게 모두 부정한다는 말인가? 만일 이것이 신의 의지가 현현한 것이라면? 만일 이것이 기적이라면?
도시로 돌아왔을 때, 골짜기는 물 밑으로 사라졌다.
내레이션 - Peter Wingfield
작가/감독 - Jonas Kyratzes
음악/음향 - Chris Christodoulou
커버 아트 - Daniele Giardini
Copyright 2021 Jonas Kyratzes & Chris Christodoul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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